| 즐거운 나의 집 | ||
| [장화, 홍련] | ||
| 하뮈 | 소설 | ||
| sampl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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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그림같이 단란한 가족이었다. 시골의 한적한 집에서 화기애애하게 살아가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우리 자매에게 균열이 생긴 것은 엄마가 아프면서부터다. 아니, 이 말은 정확치 않다. 엄마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어떤 잘못도 아니다. 아빠가 데려온 간호사가 모든 발단이다. 의사인 아빠가 믿음직스러운 동료라며 데려온 그녀는 점점 쇠약해져가는 엄마를 성심성의껏 간병했다. 침대맡에서 엄마의 땀을 닦고 밥을 해다 먹이고 아빠의 곁에서 심각한 논의(무슨 대화였는지 알 수는 없다, 엄마의 병에 관한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다)를 나누곤 했다. 그리고 2층 계단 위에서 경계하는 나와 동생 수연이에게 웃어주었다. 그녀는 분명 상냥한 어른일 테고, 마음이 깊을 테고, 그리고 서울 말씨가 새침하고, 이따금 우리 자매에게 거는 장난이 짓궂고, 또한 뭇 텔레비전과 잡지에 나오는 어떤 여자들보다 아름다워서…… ……지금 와서는 다 의미 없는 단상이다. 지금 털어놓아야 할 이야기는 그녀가 어떻게 우리 집을 파괴했는지에 대해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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